새벽 00시17분. 지금은 플리트비체를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는 버스 안. 승객들 모두 잠들라고 실내는 깜깜하고 모두들 잠들었다.
불안해서 잠을 자지 못하고 거의 깨어 있었다. 지나갔을까? 입구가 두개라는데 제대로 내려줄까? 내리면 호텔까지는 잘 찾아갈 수 있을까?
이런저런 걱정들은 3시 30분이 되어 정확히 사라졌다. 친절하게도 플리트비체 2번 입구에서 내려줬고 버스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호텔입구임에도 기사 아저씨가 친절히 알려주신다. 그리고... 엄청 춥다. 12도까지 온도가 떨어져서 정말 두껍고 긴 옷이 필요했는데 불행히도 난 짧은 반바지를 입고 떨고 있었다. 그래도 호텔찾아 헤매지 않아 어찌나 다행인지..
호텔 플리트비체...
그 깜깜한 새벽에 자다깨신 호텔 직원 아저씨는 오늘 방이 없다며 황당해하심.
오늘 12시에 체크인하는걸로 예약했으니 당연하지. 겨우 의사소통을 마치고 아침까지 로비에서 쉴수 있냐고 물었더니 회의실로 데려간다. 말은 엄청 퉁명스럽고 불친절한데 두말않고 회의실 내주는것 보니 고맙네.. 아니, 헷갈리네..
여튼 회의실 좁고 불편한 의자에 몸을 구겨 누웠는데 무엇보다 너무 추워서 몸이 굳는것 같았다. 이렇게 3시간 뒤 트래킹을 어찌하나..하면서 7시 알람을 맞춰두었다.
그런데 6시30분이 되어 아저씨가 급작스레 들어와선 큰소리로 깨우는 통에 뻐근한 몸을 일으켰다. 정말이지 그때만큼 온세상이 멈췄으면 하고 바랬던 적도 없는 것 같다. 둘다 몸이 너무 힘들어서 추가비를 지불하고 어얼리 체크인을 알아보려는데 예약한 스탠다드룸보다 비싼 슈페리에룸을 지불하란다.
세상에... 체크인 12시까지 5시간 더 있고싶었을 뿐인데... 그말에 잠을 확 깨곤 조용히 짐을 맡기곤 트래킹을 나섰다. 이 호텔에 숙박을하면 일일권 티켓을 사도 호텔 스탬프만 받으면 다음날 재입장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어차피 힘든거 오늘 확 피곤하기로 하곤 가장 긴 H코스를 택했다. 8시 운행하는 기차시간까지 넘 배고프고 춥고 졸린 노숙자 버전으로 휴게소에서 산 딱딱한 샌드위치를 반씩 입에 물었다.
정말이지 얼마나 좋건 딱 누워 쉬고 싶었는데....
실제로 보기 전까지는....
레일도 없는데 기차라고 해서 궁금했는데 코끼리 열차 같은 것을 타고 걷고 유람선 타고 정말 요정이 나올것만 같은 그림같은 국립공원을 호수를 따라 4시간 30분동안 쉴새없이 걸었다. 짧지않은 시간이지만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느라 힘들거나 지루함을 느낄새가 없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오고싶은 곳이다.
으아~~~~

















